슬기로운 키프로스 생활

키프로스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!

toomuchsensitive 2020. 8. 16. 00:00

키프로스와 한국은 무척 다르다. 다르지만 정말 신기하게 같은 점도 있다. 나는 키프로스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에서 차이점과 공통점을 발견하곤 했는데!  

오늘은 키프로스 사람들이 하루 중 제일 많이 쓰는 말들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. 

 

1. 천천히 천천히 (σιγά-σιγά, slowly-slowly)

 

: 읽는 법은 '시가-시가'. 한국에선 빨리 빨리라고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반면 키프로스에선 천천히 천천히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. 키프로스는 모든 것들이 여유롭고 천천히 흘러간다. 

사람들도 여유가 있달까? 그래서 항상 뭐든지 조급해 하는 나에게 키프로스 가족들과 친구들은 '시가-시가 (σιγά-σιγά)' 라며 천천히 하라며 말해주었다. 

그래서 그런가 키프로스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시간 약속 개념이 없는 듯. 나는 시간 약속 안 지키는 사람들을 정말 싫어하는데... 보통 키프로스 친구들과 저녁 9시에 만나기로 하면 제시간에 나오는 친구들은 10명 중에 1명 정도다. 왜케 늦었어! 라고 말하면 뭐 어때~ 천천히 해~ 라고 받아쳤다는! 

키프로스에선 모든 것이 다 '천천히 천천히 (σιγά-σιγά, slowly-slowly)' 로 통한다. 

근데 그런 사람들이 운전은 엄청 험악하게 한다는!!! 

키프로스 친구 생일파티! 이렇게 많이 모일 때는 더 특히! 제 시간에 맞춰 모이기 진짜 힘들다. ㅋㅋㅋ 

2. 어머!, 엄마! (Μάνα μου)

 

: 읽는 법은 '마나무!!' 다. 한국에서 깜짝 놀랐을 때 '어머!' '엄마야, 깜짝 놀랐네' 처럼 동일한 상황에서 쓰이는 말이다. 정말 키프로스 가면 하루에 몇 십번은 들을 수도! 

기쁜 일이 있을 때나 슬픈 일이 있을때 모두 사용된다. 오랜만에 친구를 우연히 만났을때, 선물을 받았을 때, 안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등등등 

 

3. 내 사랑! (Αγάπη μου, My love)

 

: 읽는 법은 '아가비무~' 다. 남친이나 여친에게 또는 엄마가 자식에게 자주 부른다. 내가 진짜 신기했던 점은 서른이 넘었거나 마흔이 다 되어가는 자식에게도 엄마들이 아가비무~ 내 사랑~  이라고 부르는 것이었다.

 

우리 집만 그런가? 나의 엄마, 아빠는 한 번도 나와 동생을 다정스런 애칭으로 불러준 적이 없다. ㅋㅋ 항상 이름만 불린 나로써는 엄마가 자식에게 내 사랑~ 이라고 부르는 것이 퍽 어색하고 닭살스러웠다. 

 

근데 키프로스는 원체 부모들이 아무리 다 큰 자식이라도 항상 품 안에 놓으려고 하기 때문에 (자식의 독립을 원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! 무조건 끝까지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챙겨주는 문화) 그래서 그런지 내 사랑이라고 부르는 부모들을 많이 볼 수 있다. 

내 또래들의 한국 전형적인 무뚝뚝한 부모님들에게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말인 듯?

 

4. 오마이갓! (Παναγία μου, Oh my god!)

 

: 읽는 법은 '빠나이야모!'. 거의 나쁜 안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쓰는 말이다. 한국 말들 중 비슷한 것을 찾아보자면 '오 세상에~ 어떻게 그런 일이?' 정도가 되겠다. 특히 시어머니가 진짜 자주 쓰시는 말! 키프로스 사람들도 한국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십거리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ㅋㅋㅋ 빠나이야모~ 는 진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~ '헐 세상에 정말? 진짜야? 어떻게 그런 일이~' 이런식으로 말이다. 

 

5. 네,네 (Ναί-Ναί, Yes-Yes)

 

: 뜻도 읽는 법도 한글과 똑같다. '네네', '응응' 등으로 쓰인다. 처음 키프로스에 도착했을 때 키프로스 가족들 사이에서 계속 '네네' 하는 것을 보고 남편에게 저게 무슨 뜻이야? 라고 했더니 남편이 '한글이랑 똑같아~ 네네, 응응 이란 뜻이야!' 라고 말해주었는데 진짜 신기했다. 

이렇게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어떻게 똑같은 말이 있을 수 있을까? 다시 생각해보아도 신기하다! 

 

이런 축제에만 가도 마나무~아가비무~ 빠나이야모~ 다 들을 수 있다는!